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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기타줄에 관한 몇가지 고찰

이토킹 2013. 6. 22. 14:31


                                                                                         어쿠스틱 기타줄에 관한 몇가지 고찰







여느날과 다를것없는 토요일 오후. 

그는 기타줄이 끊어져서 교체를 하려고 서랍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어디보자.. 어떤 줄로 갈아주는것이 좋을까.."


"그전에 사용하던 브랜드가 있지 않아? " 




나는 대수롭지않게 되물었다.



  

"응. 물론이지 그런데 지난번 것은 좀 답답한 소리가 나더란 말이야."


"하하..그거야 그 기타가 싸구려니까 그렇지.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들어본적 없어??" 




그가 지금 들고있는 기타는 20년정도 된것으로, 10여만원을 주고 샀던 싸구려에다가 

툭하면 pitch가 틀어지고, 바디에는 구멍이나서 나라면 결코 붙이지 않을 볼품없는 스티커로 막아둔.. 

가치라고는 20년의 세월을 함께한것 외에는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기타였다.   




"뭐. 물론 그 기타가 중학교때 아버지가 주신 생일 선물이란것쯤은 알고있어. 난 단지 그냥.."


"응. 괜찮아. 싸구려인게 사실이지. 그런데 기타줄이란게 바디나 나무의 재질 못지않게 소리에 영향을 미치거든.

많이들 알면서도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야. 지난번의 Elixir Polyweb은 좋은 스트링이지만 이녀석이랑은 왠지 궁합이 좀 안맞는것 같기도 했어"


"그거야 그렇겠지. 누가 그 사실을 모르냐?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결국 연주도 자주 하지 않으면서 괜히 돈만 아까운것 같은데? 그리고 그런 기타로는 나노웹이니 폴리웹이니 해봤자 차이가 느껴질리도 만무할것 같고.."


"되려 연주를 자주하지 않는 요즘이라서 일부러라도 코딩된 줄을 쓰려고 하는 편이야. 나노웹은 폴리웹보다 좀 더 밝고 

화사한 소리를 내주지. 아무래도 얇게 코팅된것이니까.. 연주감에 있어서 어떨지는 모르겠어. 매끈한 코팅에 좀 

익숙해져버린것도 사실이거든. 이건 개인적 취향이겠지.. 그래도 소리는 분명 다를것 같은데?" 




그는 줄을 감으며 말을 이어갔다.




"혹시 새로산 기타가 처음으로 줄을 갈고나서 소리가 이상해져버린적 없어?"


"물론 그런적 많지. 아무래도 내가 습도관리를 잘못했나 싶기도 하더라고. 늘 구입시보다 상태가 나빠지는 느낌이야. 

내가 감으면 샾에서처럼 깔끔하고 여러번 감기지도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고.. 그러고보니 그게 기타줄을 다른 브랜드로 써서 그런걸까? 아니 그렇게만 보기엔 무리가있어. 줄이란건 유통기한이 있어서 부식상태에따라 소리가 변할수 밖에 없으니까."


" 그래 맞아. 어떤 이유라고 하나로 압축하기는 어렵지. 그런데 말이야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줄이 바뀌는것으로 소리가 그렇게나 많이 달라지는데 왜 여기엔 다들 집착하지 않는가 하는것이야. 보통 그냥 자신이 쓰는 브랜드를 쭈욱 쓰곤 하거든. 그 기타에 어울리거나 혹은 연주하는 곡에 어울리는 줄을 찾으려는 노력은 아무래도 부족하지." 


"그말에 동의 못하는건 아니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야. 연주감이란게 있거든. 소리도 소리지만 연주감이란걸 무시 할수가 없어서 그런거라고.. 줄이 바뀌면 어색하거든. 내가 항상 마르퀴스를 고집하는것도 그런 이유고 말이야.."


"연주감이라.. 왜 연주감이 기분이라고만 생각하지? 기타에게 Fret이 있다고 해서 늘 같은 피치를 낼거라 여기면 오산이야. 

같은 프렛이라도 손을 조금만 힘주어 누르면 피치가 올라간다고.. 즉 연주감은 기분인 동시에 사운드이기도 한거야.  

녹음실에서 좋은 큐모니터를 마련하는것도 같은 이유라고. 결국은 좋은 소리지." 


"음.. 듣고보니 그건 그렇네.." 


"이제 줄을 고르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어?" 


"그럼 어떤게 좋은줄이란거야? 어떻게 내 기타에 맞는 줄을 찾아야 하는거지?" 


"그건 case by case 라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스트링의 중요성에 관해 관심을 가졌다면 그걸로 한걸음 나아간거야. 자, 여기에 Nylon(클래식기타) 과 Steel(통기타)이 있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지? 

바디의 울림? 나무의 재질? 만드는방법?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가장 다른건 줄의 재질이야. 어쿠스틱기타에 나일론 줄을 달면 온전하지는 않을 지언정 그래도 나일론기타 소리가 나지 않겠어?"    


"음..." 


"스트링이 사운드에 미치는 영향을 조금 더 비중있게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의미있는 한걸음이지." 




'띵~ 띵~' 그는 새 줄을 다 감고는 튜닝을 하고 있고, 나는 머리속이 복잡해져서 팔짱을 끼고는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그렇다고 모든 브랜드를 다 써보기도 어려운 일이고 한번 감고 나면 한참을 사용할텐데.. 그동안 내가 적응되어 버리지않을까? 

아니 그 이전에 줄이 하나 끊어지면 set 으로 갈기보다는 spare로 대처하는 내게 이건 좀 무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들.. 




"그러고보니 끊어진건 줄 하나인데 넌 set을 다 갈고있네? 뭐 그게 좋긴 하겠지만.." 


"응. 근래엔 연주를 안한지 오래되었으니까.. 이 참에 한번 갈아주려는거야." 


"하긴. 아무래도 다 같이 교체해주는게 역시 좋을테지." 


"기타의 줄은 서로가 따로 독립적인것 같지만 사실 서로에게 굉장히 영향을 주고 있어. 이번에만 해도 오랜만에 연주한번 해보려다가 이렇게 된거야. 오픈 D튜닝의 곡이어서 몇몇 피치를 낮추는 중이었거든."  


"아.. 그랬구나. 그런데 잠깐!! 피치를 낮추는 중이었다고? 그런데 왜 줄이 끊어지지??" 


"아무래도 한쪽의 장력을 낮추면 다른 쪽은 굉장히 압박을 받으니까.. 아까도 말했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묶여있는듯해도 전혀 그렇지않아. 가령 내가 6번줄의 튠을 낮추면 상대적으로 다른줄들은 그만한 압박을 받고 있는거거든. 이번에도 5번줄을 낮추는데 1번줄이 터져버렸으니까." 


"이건 아무래도 조금 헷갈리는걸? 높이는게 아니라 낮출때 다른 줄에 영향이 간다라.." 


"여기서 알아두면 좋은것은 낮은 튜닝의 곡을 연주하려고 할땐 얇은줄부터 튠을 낮추어가면 좋다는거야. 

상대적으로 5,6번 줄이 끊어지는것은 드문 경우니까.."  


"오.. 그렇겠군. 그런데 잠깐. 지금 니가 교체한것은 예전부터 맘에 들어한던 스트링이야? 

이렇게나 스트링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넌 이번엔 지난번것과 다른것을 선택했어. 왜지? 아직 이리저리 테스트중인거야?" 


"물론 나에게도 기호가 있어. 좋아하는 연주감이나 엣지를 가진 녀석들이 있지. 헤리테이지 같은것들은 아직도 그 독특한 느낌이 기억나는걸 후후.. 하지만 어떤 스트링이 나에게 아주 만족감을 주었다고해서 그게 계속될거란건 착각이야." 


"응? 그건 또 무슨말이야? 아깐 자신이 원하는 스트링을 찾아야한다고 했자나?" 




그가 나일론 기타하나를 짚어 들더니 띠리리링~ 거리며 말한다. 

기타를 치면서 대화하는게 실례란걸 모르는건 여전하다.




"예전에 이것말고 다른 클래식기타가 하나 있었는데, 소리가 맘에 들지않아서 그냥 연습용외에는 손이 가질 않았어. 

그러던 어느날 하나바흐 800HT를 쓰고는 충격에 빠졌지. 너무나도 괜찮은 소리를 내어주는거야. 연주감도 부드럽고 말이야."


"그래서?" 


"지금 연주하고있는 이 기타를 구입했을때도 얼른 하나바흐의 800HT로 교체해주었어.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왠걸? 교체를 하고나니까 소리가 이상해져버린거야. 스프러스 상판의 특유의 소리가 없어지고 

뭔가 불필요한 서스테인이 길어진 느낌? 또랑또랑 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원했는데 뭔가 너저분해진 느낌이었지.." 


"스프러스? 난 아직도 한글로 들으면 Spruce와 Cypress가 헷갈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스프러스(Spruce)만 해도 시트카와 앵겔만, 알파인 앤디론닥등 여러 종류가 있지. 

아쉽지만 그건 나무의 재질 에서 설명하기로하고.. 여튼 그래서 난 생각했어. 내가 좋아하는 줄이라도 모든 기타에 적용 시켜선 안된다는걸.. 동시에 연주하는 곡이나 장르에따라서도 그렇지. 세션맨들이 기타를 여러대 들고 다니거나 특정 녹음을 위해 미리 어떠한 스트링으로 교체해두는것 같은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그렇구나.. 그럼 스트링을 고를때는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지? 아무리 개인적 취향이라 하지만 그래도 브랜드마다의 특색이나 스트링을 고를때 유의해야할 점 등이 있을거 아니야?" 


"오~ 이제 기타줄의 중요성에 관해서 조금 관심이 생겼나 본데? 그것만 해도 우선은 성공이야. 

기타의 사운드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사실상 많이들 간과하는 부분을 놓치지 않기 시작했으니까..

자 그럼 이번엔 자신에게 맞는 취향을 선택함에 있어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스트링에 대한 이야기니까 스트링의 종류와 재질 외의 요소는 배제하도록 할께."  

  

" 좋아. 얼른 알려줘. 내 기타도 줄을 한번 갈아줘야 겠다구.."



  

그는 기타를 내려 놓더니 이내 테이블 쪽으로 걸어가 커피를 한잔 마신다. 

이야기에 집중하는 내가 만족스러웠는지 짐짓 웃음을 짓고는 내게 말했다.




"마틴社는 자신들의 스트링을 최종확인할때 마틴 기타에다 적용 시킬까? 그렇다면 어떤 모델에?? 

아니 좀 더 쉽게 말해 스트링을 만드는 회사들이 취향을 넘어 무엇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평가하는지 생각해본적있어? 물론 그 기준에 이은 사운드적 평가는 개인의 몫이겠지만 어떠한 기준으로 스트링의 사운드를 광고 하는것일까?"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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