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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D - Studer A800 vs Ampex ATR102

이토킹 2013. 8. 18. 21:59


UAD - Studer A800 vs Ampex ATR102

(스포없음) 




스포없음?? 


이런 제목에 스포가 없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영화를 볼때 리뷰를 미리보게되면 그것이 좋은쪽이건 안좋은쪽이건 감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내용상의 스포일러가 없다고 하더라도 대체로 감상전엔 리뷰를 보지않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조금 다른 경우인 악기나 소프트웨어의 리뷰나 사용기등은 즐겨보는편이지만 

하나의 개체가 아닌 둘 중 택일하여야 할때는 미리 선입견을 갖지 않기위해 직접 비교해본 후 사용기를 접하는게 좋다고 본다.


사실 지극히 개인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겨봐야 의미가 있나 싶기도하지만, 


늘 그렇듯 이는 훗날의 나를 위한 기록이 최우선의 목적이고 

동시에 위 제품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혹여 작은 정보라도 제공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때문에 이 과정속에서 나 자신의 기록을 담되 나름대로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해보려 한다. 


자, 두 제품중 승자를 알려주는 스포는 없다.  과연??







Tape Simulator



한번도 릴데크를 사용해본적이 없는 내가 테잎 시뮬레이터에 관심을 갖게된건 사실은 호기심과 막연한 기대였을것이다. 


아날로그 특유의 따뜻함. 세츄레이션과 질감. 소리의 좋은 엉김(?)등등..  

음악을 하는 이라면 누구나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분야지만, 


릴데크라 해봐야 관심도 없던 시절. 어깨너머로 두어번 본게 다였고 (그마저도 헤드나 스피드.바이어스 등 관련지식이 전無) 

따라서 실제 사용시에 생기는 특유의 사운드를 귀로 모르는 상태이니 플러그인으로 비교는 하나마나지 않을까? 

마샬앰프를 사용해보지않은 사람이 앰프시뮬레이터에서 마샬스러움이 잘 구현되었는지 아닌지를 어찌알꼬..


하지만 우리는 복각 플러그인이나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를 이야기할때 

하드웨어의 그것을 100% 완벽히 재현하였는가 보다는 (그럴수도 없을뿐더러) 얼마나 비슷한 뉘앙스를 내어주고 있는가 

또는 어떠한 장점을 가진 또 다른 효율적 장비가 될수있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두지않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독립적으로 저 마다의 가치가 있듯이 말이다. 

 

해서 테잎머쉰을 시뮬한 플러그인을 하나 써보고싶다고 생각하던차에 

UAD 의 Studer A800과 Ampex ATR102의 데모를 풀어 둘을 비교해보았다. 

부디 마스터의 컬러감은 물론 각 소스에도 특유의 질감을 더해주길.. 하는 욕심가득한 기대와 함께..








Studer A800



실제 테잎머쉰을 사용할때의 관리나 비용등을 생각한다면 언감생심 99% 복각 같은건 기대도 않았다. (어차피 동일해도 모름)

그저 걸었을때 듣기 좋은 소리만 들려주면 돼. 이것이 앞서 말한 목적이고 처음은 UA의 Studer A800를 테스트했다. 


일단 플러그인을 인서트시키면 초저역에 부스트가 느껴지고 3dB정도 소리가 커진다. 

아마 나처럼 테잎시뮬레이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두 종류로 나뉘지 싶은데.. 


'와~ 뭔가 소리가 달라졌어 좋은데?' or '큰 차이는 없네' 


그도 그럴것이 50Hz 대역 근처의 초저역이 증가하는터라 우퍼가 없는 일반 환경에서는 청감상의 차이가 모호할뿐더러 

3dB정도의 증폭도 귀로 확연히 느껴지는 볼륨이 아닌 초저역과 배음에 의한 에너지증가이기 때문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소리의 좌우폭이나 깊이감 등이 달라져있는데 이것이 굳이 필요한가 아닌가는 개인적 선택이지 싶고..


하지만 이리저리 만져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GP9같은 테잎을 이용했을때는 되려 초고역이 살짝 Boost 된다거나 회전속도나 칼리브레이션에 따라 전혀 다른 변화들.  

즉, 하나의 특징만으로 정의할수가 없다는것.  그래서 이리저리 만져보며 각각의 버튼이나 노브의 역할을 공부해야 했다. 


아.. 정말이지 재미진다. Tape의 종류나 속도(inches per second) 정도가 다인줄 알았더니     

칼리브레이션레벨도 조절되고 (예를들어 456테잎일 경우 +6dB. NAB기준 플렉서비티는 355nW/m 등등이 변화가능)  

A800 라벨을 클릭하면 세컨드 조절창이 열리는데 노이즈나 EQ, 오토CAL, 심지어 바이어스 마저있는데다가

마치 실제 하드웨인것처럼 계속해서 불규칙한 변화를 가져오는 사운드.. 빠져든다ㅋㅋㅋ 좋아~


이렇듯 미칠듯한 테스트 & 메뉴얼삼매경에 빠져있던중 문득 생각든것이 


'플러그인이 이 정도면 아예 하드웨어를 하나 살까??ㅋ'


아마 나의 수집벽과 강박적인 기질에 기인해볼때 각종 테잎을 사모으고 칼리브레이션에 미쳐있을것이며 

작업실 곳곳에 널부러져있을 프린트된 테잎들을 상상하고 나니, 고개를 저었지만 기회가 되면 정말이지 갖고 싶다. 




어느정도 기능을 독파후 느낀점을 적어보자면.. 


대체로 스투더 A800은 자연스런 하모닉 세츄레이션이 인상적이었고 질감이 뭉쳐지는게 듣기 좋았으며 

EQ로는 흉내내기힘든 독특한 마스터커브를 그린듯한 인상을 받았다. 프리셋들은 거의 홀수배음 증가로인한 세츄레이션에 많이 

치중한듯했으나 (보컬계열 프리셋제외) 노브와 버튼이 상당히 직관적이어서 그 외 원하는 결과물을 이끌어내기에 용이해보였음.


테잎별로도 각자의 케릭터를 지니고 있으나 역시나 IPS쪽의 조절이 좀 더 드라마틱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듯 하고  

256 Tape의 경우 속도가 빨라질수록 고역성분이 많아지는데에 반해 456은 오히려 30ips에서 초고역이 줄어드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 테잎종류들은 동일조건이라면 희한하게도 15 IPS 에서 가장 많은 노이즈와 디스토션 생성을 들려주는듯한데 (물론 없앨수있음 

Repro EQ 필터는 잘 적용되는데에 반해 Sync EQ는 이상하게 변화를 잘 모르겠단 느낌이었다. 

Bias는 11시쯤으로 세팅했을때가 가장 시원한 소리를 내어주는것 같으며 너무높으면 Hi가 깍이고 낮으면 Hi가 부스트 되는 느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INPUT단에서 큰 소리를 밀어 넣는게 OUTPUT을 올리는것 보다 훨씬 많은 세츄레이션을 생성한다. 


실제 머쉰을 사용한 경험이 없어서 테스트를 토대로한 내 느낌이 하드웨어의 뉘앙스와 어느정도 일치하는지는 모르지만  

처음 언급한것처럼 동일하지않다해도 플러그인 나름대로의 의미있는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원하는 단에 원하는 순간에 그때그때 번거로움과 비용없이 적용해 본다는 그 만의 장점도 있을테고..

하드웨어는 바이어스 맞추고 칼리브레이션 하면서 운용할 자신도 없고... (라고 지만 누가 준다면 고문당할 자신 있습니다ㅋ)



                                                                    (Studer A800의 second control 창)














Ampex ATR 102 



처음 플러그인을 인서트 시키고는 미소를 지었다. Studer A800을 파헤친덕분에 이제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하 테잎종류랑 속도는 여기에 있네. 이게 칼리브레이션이고 이건..' 하면서 이리저리 체크하며 탐색을 시작했다.     

 Studer A800 과 달리 헤드종류나 테잎 딜레이를 조절할수도 있었는데 Dry/Wet 비율도 조절된다. (요긴하게 써먹을지도..) 


역시나 인서트 시키자마자 디폴트값에서 초저역이 부스트되는 결과를 들려주었고 레벨이 2dB정도 커졌다. 

Studer A800에 비해 전대역에서 세츄레이션이 좀 더 강하게 일어나는듯했으며 (특히 초고역 부분)


좌우가 넓어지기도 하고, 중역이 들어가버릴때도 있으며 음악 장르에따라 적용이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A800보다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프리셋은 홀수배음증가로 시원한느낌이 많고 (아마도 UA의 홍보전략이라고 생각됨) 테잎이 돌아가는 모양이나 외관은 Stuer A800보다 안예쁘다. 갑자기 읭?ㅋ 


실제 하드웨어 사용자들의 리뷰를 보면 플러그인은 바이어스 느낌이 실제보다 좀 거칠다고 표현되곤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ATR102는 Studer A800 에 비해 질감의 까슬함이 쉽게 느껴진다. 

하드웨어가 어느정도 실키한지는 모르겠으나 굳이 문제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이런거 좀 좋아함ㅋ)

세상이 좋아졌지만 이건 태생적으로 디지털이 넘보기 어려운 세계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이정도만 해도 UA의 기술팀들이 천재 아니면 싸이코 라는 생각도 들고.. 


헤드 인치의 변화는 독특한 뉘앙스를 가져다 주었는데 어떤 테잎이든 쿼터인치가 하이가 부각되는 느낌이었다. 

단, GP9 테잎은 다른 테잎들에 비해 쿼터인치에서도 부스트 정도가 적은 느낌인데 그렇다해도 어떤테잎이든 어떤속도이든 

세츄레이션과 하모닉스는 쿼터인치에서 많이 일어난다는 느낌이다. 


스투더에서는 그렇게 안느껴졌는데 암펙스는 이상하게도 30ips 일때 오히려 뭔가 좁아지고 답답한 느낌이 있다.    

왜지? 더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데 고역대가 줄어드는 뉘앙스라니..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독특했다.

이 외에도 스투더에 비해 전반적으로 사운드의 분리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되려 이렇게 Glue 되는 느낌이 나는 참 좋았다. 

뭐랄까 디지털 도메인에서 생기는 소리의 섞임 문제를 조금이라도 보상받는 기분이랄까

그래봐야 이녀석도 결국 디지털이지만 ㅎ 








혹시 누군가 '테잎 시뮬레이터는 걸면 초저역이 부스트되고 초고역이 롤오프 되는군'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진 않길 바란다. 

자세히 읽어보고 만져보면서 나 역시 처음과는 전혀 다르게 이 플러그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하드웨어 살까?)  



UAD 제품들은 14일의 DEMO 기간을 주는데, 


처음 데모를 해제할때는 누구나 '그래, 2주동안 뽕을 뽑아주겠어. 최대한 테스트를 해보고 구입해야지..' 생각하지만 

현실은 하루이틀 테스트해보고 어느샌가 2주가 훌쩍 지나 expired 되어버린 플러긴을 보며 탄식하기 쉽상이다. 


이번엔 그러지 말아야지하며 열심히 비교하다보니 정말 둘다 갖고싶었다... 합하면 599달러..  

하지만 곡쟁이가 저 돈이면 악기를 하나 가질텐데 생각하면 눈물이.. 


어떡하지????? ㅠㅠㅠㅠㅠㅠ



고민하고 고민하다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구입 완료!!  ^^ 


1%를 향한 갈증이 전혀 다른 의미의 돌파구를 만들어 줄때가 있다는걸 새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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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1) 


아래는 간단히 사운드 비교파일을 만들어봤어요. 


좀 더 여러 단일소스와 다양한 장르를 올려야 정확히 비교되겠지만 귀차니즘이..

살짝이나마 두 제품의 뉘앙스 차이를 맛보는 정도로 여겨주시길.. (훨씬 더 투명하거나 훨씬 더 극렬한 변화를 줄수 있습니다.) 









여담 2) 


Slate Digital의 VTM도 아이락에 데모아리센스을 받아 설치해 놓았었는데 하필 당시 바쁜 스케쥴로 기간을 놓쳐버렸습니다.

예전에 VCC도 그랬었는데 난 슬레이트 디지털과 인연이 없는건지...ㅋ  

그래도 처음에 인서트 시켜보고 돌려본 정도는 기억하는데 UI가 마음에 들고 릴이 아주 예쁘게 돌아가서 몹시좋았다는..;;

네. 저는 소리만큼이나 외관이 중요한 허영덩어리 이니까요. 

 

                                             Slate Digital의 VTM - 특히나 이 회사 제품들은 노브가 참 느낌이 좋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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